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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 반응 및 평가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 반응 및 평가

반응 및 평가

호불호가 꽤 갈리는 편으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프랑스 답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보통 올림픽 개막식은 그 나라의 전통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데 파리 올림픽은 과거와 현재 2024년의 프랑스를 모두 섞인 프랑스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에어팟 끼고 거리에서 춤추는 현대의 프랑스 댄서들을 그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프랑스의 근현대 문학과 예술을 잘 섞어서 프랑스란 나라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 역사상 첫 야외 개회식 진행인만큼 여러가지 시행착오, 장단점이 명확한데, 센강에서 진행하다 보니 파리 전경이 보여서 아름답고 여러 건물이나 넓은 도시공간 활용이 가능한 메리트가 있는 동시에 공간이 넓으니 진행에 집중이 흐트러지고 다소 지루해지는 디메리트가 있다.

호평

최초의 실외 개회식이었던 만큼 신선한 장면들이 다수 나왔다. 특히 센강 주변 요소들을 활용한 공연들이 호평받았다. 프랑스가 가진 예술성과 대중성을 잘 활용하였다는 평가가 많다. 예술의 나라다운, 즉 프랑스스러운 연출이 많았고, 성화봉송 영상에 대한 연출이 훌륭했다.

12년 전 이웃 국가 영국의 올림픽에서 영국이 자국의 문화를 최대한 활용한 것처럼 프랑스 역시 자국의 문화적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 것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군무, 뮤지컬 작품들의 요소들도 많이 도입했는데 오페라의 유령, 노트르담 드 파리, 캉캉, 물랑루즈, 프랑스를 상징하는 단체군무, 레미제라블의 자유, 평등, 박애 정신의 홍보 등 볼거리는 풍성했다는 평가이다. 형무소 앞에서 자신의 목을 들고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여주면서 난데없이 프랑스 메탈밴드 고지라가 난간 없는 발코니에서 헤비메탈까지 보여주는 아방가르드하고 섬뜩하면서도 기묘한 모습도 소소하게 화제가 되었다.

프랑스를 만든 10명의 여성들이라는 주제로 자국의 여성 위인들을 소개하는 파트를 마련한 것과 자국의 패션산업을 홍보하기 위해 자국의 신예 패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의상을 유명인들에게 입혀 런웨이를 여는 등의 모습도 신선한 요소이다.

영화에 자부심이 강한 국가인 만큼 알리스 기, 뤼미에르 형제, 미니언즈, 레 미제라블 등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특히 이번 파리올림픽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선수단 보트 입장은 해가 지고 난 후 배 두척을 각자 독식한 미국과 프랑스의 입장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혹평

보통의 스타디움 개회식과 달리 선수단 입장과 공연과 성화봉송을 번갈아 진행했다 보니 공연 좀 보려하면 바로 몇초 뒤 나라소개 화면전환이 이어지는 식으로 어수선했다는 반응도 상당히 많았다. 또한 통일된 주제가 없고, 한정된 개회식 시간 동안 자국의 문화적 역량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것인지 온갖 요소들을 마구 쏟아부은 것 역시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한 몫을 했다. 난데없이 아야 나카무라가 프랑스 학술원에서 튀어나온다던가 헤비메탈, 랩 등 장르도 갑작스럽게 전환되면서 올림픽 개막식으로 마카롱 잡탕찌개를 끓이는거 아니냐 평가가 나왔다. TV 중계로 시청할 때 목을 들고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나 오프닝 인트로 영상 때 악어가 아이들을 공격하는 장면이 있는 등 무겁거나 섬뜩한 장면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12년전의 런던 올림픽과 비교하면 런던 올림픽의 경우 영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요소를 일관된 서사를 통해 짜임새 있게 보여줬다면, 파리 올림픽의 경우엔 프랑스의 모든것을 보여줄거라는 의욕은 앞서지만 이게 유기적으로 연결된다기 보단 그냥 아무렇게나 나열한 느낌이 몹시 강하다. 문화강국이라는 나라 이미지에 안 맞게 무용수들은 기본적인 합도 안 맞췄는지 서로 따로 놀고, 스케일은 올림픽이라기엔 작고, 이어지는 장면도 없고, 일단 ‘프랑스스러운 것’은 다 때려 넣어야 하니까[12] 제대로 소개하기보단 휙휙 넘기는 장면들도 꽤 있다.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무리수를 둔 장면도 종종 나왔다. 이렇다보니 처음에는 신선한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즐거워 한 시청자들도 후반부로 가면 지루하다거나 최악이라는 평가도 많이 나온 편으로 개막식 자체가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딱 적절한 상황이 자주 나왔다. 한국 커뮤니티 반응도 12년전 런던을 소환하는 반응도 꽤 있던 편이다.

또한, 센강 곳곳에서 진행된 공연과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선수단을 찍기 위해 무선중계장비의 비중이 많았던 모양인지 현지 방송중계 화면이 수차례 끊어지는 문제도 있었으며, 설상가상으로 개회식 초반부터 비까지 내리며 카메라 렌즈에 빗방울이 맺혀 시청자들에게 큰 불편을 안겼다. 날씨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게, 상대적으로 유선중계장비의 비중이 많은 기존 스타디움 개회식에선 이런 화면 끊김 사고의 비중이 현저하게 적었었다.

탄소 중립 올림픽을 선언했지만, 걸어서 입장했던 기존 입장 방식이야말로 친환경이기 때문에, 연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개회식 보트 입장부터가 친환경이지 않다는 비판 역시 존재한다.

대한민국 선수단 입장 시 아나운서가 프랑스어 / 영어로 각각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 /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로 호명하였는데 이는 북한의 국호이다. 북한 선수단이 입장할 때도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 /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로 호명하면서 명백한 실수로 판명되었다. 애초에 대한민국 선수단의 입장 순서가 48번째인 이유가 대한민국 요청으로 북한과 따로 입장하기 위해 프랑스어 Corée du Sud로 입장했기 때문인데, 명단만 순서대로 읽어도 실수할 이유가 없었다. 이 때문에 한국 측 반응 중에선 꽤 불쾌하다는 반응도 자주 나왔다.